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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갈 때 데이터를 뭘로 쓸지 고르다 보면 대개 값부터 비교하게 됩니다. 유심이 제일 싸고, eSIM이 그다음이고, 로밍이 제일 비싸다는 식입니다.
그런데 값보다 먼저 정해야 할 게 있습니다. 한국 번호를 살려둘 것인가입니다. 여기서 답이 갈리면 값 비교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용어부터 하나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eSIM 과 '이심'은 같은 말입니다. 영문 그대로 쓰기도 하고 소리 나는 대로 이심이라고도 씁니다. 검색할 때만 갈릴 뿐 같은 물건입니다.
결론부터

- 한국 번호로 오는 전화·문자를 받아야 하면 현지 유심은 탈락입니다
- eSIM은 한국 번호를 살린 채 데이터만 현지로 쓸 수 있습니다
- eSIM은 기기가 지원해야 하고, 개통에 인터넷이 필요합니다
현지 유심을 끼우면 한국 번호가 바뀝니다
LG유플러스 공식 안내가 이 부분을 그대로 적어 놨습니다.
현지 번호로 바뀌기 때문에 원래 내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못 받아요. 한국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없어요.
현지 유심은 한국 통신사 유심을 빼고 그 자리에 다른 회사 유심을 넣는 겁니다. 번호가 통째로 바뀝니다.
문제는 요즘 한국 번호로 오는 게 전화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은행 앱, 카드 결제 확인, 본인인증, 예약 확인 문자가 전부 그 번호로 옵니다. 여행 중에 이걸 하나라도 받아야 하면 유심을 빼는 순간 막힙니다.
로밍은 반대입니다. 한국 번호를 그대로 씁니다. 비싸다는 말을 듣지만, 번호를 유지한다는 점 하나는 확실합니다.
이심은 번호를 살린 채 데이터만 바꿉니다
이심은 유심을 빼지 않습니다. 칩을 하나 더 얹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iPhone은 물리 SIM과 eSIM을 함께 써서 두 회선을 동시에 대기시킬 수 있습니다. iPhone 13 이후 모델과 iPhone SE 3세대는 eSIM 두 개를 동시에 켜는 것도 됩니다.
Apple 공식 안내는 여행용 eSIM을 쓸 때 이렇게 설명합니다.
두 회선을 다 쓰기로 하면 데이터는 여행용 eSIM으로 나갑니다. 다만 한국 회선 쪽에 로밍 요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즉 데이터는 싼 현지 eSIM으로 쓰고, 한국 번호는 전화·문자 받는 용도로 켜 두는 구성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뒷문장을 놓치면 안 됩니다. 한국 회선을 켜 두면 그쪽에 로밍 요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공짜로 번호만 살아 있는 게 아닙니다. 통화·문자 수신 요금은 통신사 조건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내 폰이 이심을 지원하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이심의 유일한 약점입니다. 기기가 지원해야 합니다.
갤럭시 쪽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삼성 공식 안내는 듀얼 SIM 방식이 기기마다 다르다고 하면서, 기기 목록에 있어도 출시 국가에 따라 eSIM이 지원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모델명만 보고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eSIM을 사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같은 모델명이라도 어느 나라에서 나온 기기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기 전에 본인 폰 설정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갤럭시는 SIM 관리자 메뉴에 eSIM 추가 항목이 있는지 보면 됩니다. 메뉴 이름은 One UI 버전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개통은 출국 전에 하세요
이게 두 번째 함정입니다.
Apple 공식 안내에 따르면 eSIM을 내려받아 개통하려면 Wi-Fi나 핫스팟에 연결돼 있어야 합니다.
순서를 생각해 보면 문제가 보입니다. 간사이공항에 내렸는데 데이터가 없습니다. eSIM을 개통하려니 인터넷이 필요합니다. 공항 무료 Wi-Fi를 잡아야 하는데, 그게 안 잡히면 개통 자체가 안 됩니다.
여행용 eSIM 요금제는 출국 전에 웹사이트나 앱에서 미리 살 수 있습니다. 도착 후 공항 키오스크나 통신사 매장에서 받는 것도 되지만, 집에서 Wi-Fi 잡히는 상태로 끝내 두는 게 안전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걱정이 생깁니다. 미리 개통하면 유효기간이 그때부터 깎이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 무제한 선불 eSIM (소프트뱅크 5G / DOCOMO)의 판매 안내를 보면 설치는 여행 전에 해 두고, 데이터와 유효기간은 현지에서 네트워크에 연결돼야 시작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상품은 핫스팟·테더링도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글에는 제휴 링크가 포함되어 있으며, 구매 시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상품마다 다릅니다. 결제 전에 그 상품 설명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그래서 이렇게 고르세요

현지 유심이 맞는 경우
- 여행 중 한국 번호로 뭘 받을 일이 전혀 없다
- 폰이 eSIM을 지원하지 않는다
- 개통 절차 없이 꽂기만 하고 싶다
eSIM이 맞는 경우
- 한국 번호로 인증문자나 전화를 받아야 한다
- 폰이 eSIM을 지원한다
- 출국 전에 미리 준비해 둘 수 있다
로밍이 맞는 경우
- 한국 번호를 그대로 쓰고 싶고 기기 설정을 건드리기 싫다
- 일정이 짧아 준비에 손이 덜 가는 쪽이 낫다

값은 여기에 안 적었습니다. 통신사 요금제와 판매처 상품이 자주 바뀌어서, 숫자를 적어두면 금방 틀린 글이 됩니다. 셋 중 무엇으로 갈지를 먼저 정하시고 값은 예약 직전에 각 판매 페이지에서 비교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일본 어느 도시로 가시는지에 따라 준비할 게 더 있다면 오사카 2박3일, 뭘 빼야 할까에 교통·숙소·패스까지 정리해 뒀습니다.
사진: Gustavo Fring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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